2018.05.06 토고사역 첫째날 다섯시 반에 공항으로 출발을 했다. 네 시간 정도를 잤지만 정말 깊게 잔 것 같다. 공항으로 가는 셔틀 버스에 이집트 옷 같은 한 벌로 된 롱 치마같은 옷을 입은 청년이 옆자리에 탔다. 끝낸다는 것은 무엇일까? 나는 정말 이 청년에게도 지금 듣지 않으면 안 될 생명이라고 복음을 생각하고 있나? 그렇게 시급하게는 느껴지지 않는다. 많은 주의 도우심이 필요하고 매순간 주님의 계시가 필요하다. 미명이라 도시가 더 아름답다. 이집트 문자 같은 이 나라 글자가 더 이국적으로 보인다. 빌립이 만난 내시가 복음을 전했던 이 나라에도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는 사람이 과연 있을 것인가? 에티오피아에도 그 제자가 일어나도록, 우리가 살아있을 때 이 나라도 복음화되기를 기도했다. 공항에는 아침임에도 사람이 북적북적하다. 오랜 시간 기다려 게이트가 있는 안쪽으로 들어와서 삶은 계란과 볶음 김치, 과자로 배를 든든히 채우고 비행기에 올랐다. 오르기 전에 조금 시간이 돼서 중고등부를 혼자 인도하며 말씀을 전한 혜진이와 나눔을 할 수 있었다. 쿠바 사역 때도 교역자도 안 계시고 교사 3명 중 2명이 2주 이상, 성은언니와 둘 다 나가서 정말 미안한 마음이었다. 그러나 혜진이는 혼자 믿음의 싸움을 하면서 깊어졌고 그래서 너무 감사했었다. 이번에도 그것을 느낀다. 우리에게 역사하시는 영이 성령 한 분이심을 깨닫는다. 우리에게 허락하시는 여러가지 사건들을 통해서 오직 예수가 그리스도임을, 주님의 다시 오심을 계시하신다. 그래서 정말 그리스도의 몸으로 우릴 이루어 가심을 본다. 정말 재림을 완성할 자들로 만들어 가시는 것이다.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통하니 감사하고, 또 사역을 위해서, 한국에 계신 지체들을 위해서 감사함으로 더욱 기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행기 안에서 지난 아프리카 사역 보고와 홍 목사님께서 녹취해주신 자료를 읽었다. 존 목사님과 에코파이 목사님을 조금 알게 된 후에 그분들을 처음 찾았을 때의 고백과 보고를 읽는데 또 새로웠다. 그때 당시에 봤을 때도 분명 은혜를 입었고 하나님의 행하심이 놀라웠는데, 실제로 와서 보니 또 사실적으로 부딪쳐 온다. 정말 이분들이 어떻게, 얼만큼 이 복음을 받으셨는지 어떤 마음으로 지금 사역에 임하시는지를 좀 더 이해할 수 있었다. 두분 다 노장이심에도 재림의 언약을 붙잡고 뛰시는 모습이 너무 귀하시다. 토고 공항에 11시에 도착을 해서 도착비자를 받는 곳까지 순조롭게 나왔다. 도착비자 신청 시스템은 여권과 비자 신청서 종이, 25달러를 함께 내면 옆 창구에서 그것을 받고 컴퓨터에 입력한 후, 사진을 찍고 나가는 것이었다. 나가서 비자가 붙은 여권을 받으면 끝이다. 간단해보였고 그렇게 카톡도 올렸다. 그런데 그 글을 올리자마자 보란듯이 일이 벌어졌다. 줄을 잘못 서서 우리 라인이 줄을 다시 섰고, 내가 가장 뒷 차례가 되었다. 근데 내 차례가 되니 갑자기 어디에서부턴가 새치기 하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여간 하니 처음엔 그냥 참고 기다렸다. 그런데 비자비용과 여권, 서류를 함께 내고 나서 한참 있었음에도 이름을 부르지 않는다. 나와 같은 처지의 아랍 남자가 보다못해 항의를 했다. 그래서 나도 같이 상황을 보는데 막무가내다. 모른다는 것이다. 이 남자한테는 신청서가 없으니 다시 써오라고 한다. 근데 내 말은 그냥 무시를 한다. 동양 여자라 무시를 하나? 부터 시작해 여러 생각이 든다. 여권 위에 또 방금 신청한 사람 여권을 놓아서, 방금 신청한 사람부터 일을 처리한다. 원래 일을 못하는 것 같다. 1시간을 그렇게 기다렸다. 나만이 아니라 우리 팀 다 기다리는데 사역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니 더 화가 났다. 큰 소리로 말울 했다. 어쩜 이렇게 질서가 없고 불합리한지. 그제서야 듣는 둥 반응을 한다. 그 와중에 또 내 앞에 새치기했던 사람은 비자 가격을 가지고 실랑이를 한다. 가관이다. 다들 밖에서 기다릴텐데 너무 방해를 한다. 결국엔 테오도르 목사님까지 들어오셨다. 기분이 완전히 상해있는데 성경 앱 알람이 울린다. 야고보서 1장 2절, 3절이다(2내 형제들아 너희가 여러 가지 시험을 당하거든 온전히 기쁘게 여기라 3이는 너희 믿음의 시련이 인내를 만들어 내는 줄 너희가 앎이라). 민망하다. 오늘 아침에 여호수아서를 읽는데 한 번도 가지 못한 길을 언약궤를 따라가라는 구절이 있었는데 정말 하나님께서는 빼도박도 못하게 인도를 하신다. 화는 가라앉고 무엇을 원하시는지 기도가 되었다. 나가라 들어와라 하면서 왔다갔다를 시키는 판에 창구 너머 바깥에서 상황을 보며 기다리던 홍목사님과도 얘기를 했는데, 항상 하나님께서는 한 나라에 들어올 때 기도를 많이 시키시는 것 같다고 했다. 그렇구나, 현실이 이렇다, 이 나라를 위해 기도하지 않으면 안된다 싶다. 그러고나니 거짓말같이 잘 해결돼서 비자를 받았다. 말씀을 심어주시기 위한 하나님의 계획이었음을 본다. 하지만 관문이 또 있었다. 나와서도 음식 짐 때문에 돈을 뺐기게 되었다. 근데 성은 언니가 걸린 사람과 검사 받는 곳에 동행해 가서, 위트있게 프렌드를 불러 가면서 사진도 찍자고 하는 등 돈을 받지 못할 분위기를 만든다. 20달러만 내고 해결이 됐다. 하나님께서 언니에게 주신 은사인 것 같다. 밖에서 기다리고 계시던 테오도르 목사님을 비롯한 카코우 목사님, 또 벨무데스 목사님과 합류를 했다. 특히 벨무데스 목사님은 짐바브웨에선 못 뵀는데 아프리카 땅에서 봬니 더욱 더 반가웠다. 그렇게 차에 나누어 타고 레지던스로 향했다. 짐바브웨와는 달리 황토색 흙길이 이어진다. 운전해주시는 시몬 목사님으로부터 이야기 듣기론 짐바브웨가 발전된 나라라고 한다. 그래서 이제야 아프리카에 온 느낌이 난다. 근데 레지던스에 도착해서 시설을 보는데 너무 럭셔리하다. 오늘 테오도르 목사님 패션과 통하는 느낌이다. 오늘 목사님께서는 상아색 위아래 옷에 금목걸이를 하고 오셨다. 조목사님 숙소는 거의 빌리지 킹의 침실 같다. 그 침실에서 사역을 논의했다. 케냐, 우간다, 토고,가나, 코트디부아르, 라이베리아를 비롯해 총 13개 나라에서 집회를 참석한다. 스페니쉬를 프렌치로 통역 가능한 자매가 있어서 존, 에코파이, 레닌, 벨무데스, 홍광의 5명이 강사로 설 것이다. 오전과 저녁에 주로 집회를 하고 오후 시간에는 제자들과 모임을 가지기로 했다. 토고 대표언어가 프랑스어라서, 프렌치 집회로 인도받기로 했다. 분위기가 또 짐바브웨와는 많이 달라서 기대가 된다. 그 후에는 식사를 대접받았다. 테오도르 목사님 왈, ‘여러분이 한국에서 한국 음식을 주셨기 때문에 아프리카에 오셨으니 아프리카 음식을 꼭 드셔야 한다.’ 그래서 먹은 아프리카 음식이 굉장히 입에 맞는다. 물론 약간 향신료냄새가 나지만 맵싸한 게 맛있고 고기도 매우 부드럽다. 그리고 음식을 해주시는 성도분들께서 중심을 담아서 대접해주시는 게 느껴져서 감사했다. 숙소 테라스에서 먹었는데 경치도 너무 좋았다. 모리타니의 제자 분도 합류를 하셔서 이야기를 나눴는데 조금 스페인어를 할 줄 아셔서 그런지 분위기가 좋다. 테오도르 목사님 말씀으론 오늘 저녁부터 집회가 시작된다고 하셨다. 일부는 환전을 하고 장을 보고 6시 20분에 집회 장소로 갔다. 숙소에서 길만 건너면 있는 교회에서 집회를 한다. 그런데 들어가자마자 음향이 중남미 이상으로 안 좋다는 것을 깨달았다. 여기서 계속 집회가 진행될 거라고 했는데 엄청 울리고 지붕은 양철이다. 참고로 토고 날씨는 우리 나라 여름 날씨다. 그래서 메신저분들의 수고가 예상되었다ㅠㅠ 찬양은 역시 아프리카다. 특유의 리듬감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온다. 그게 이상하다는 게 아니라 찬양인데 뭔가 리듬을 타는 모습이 생소했기 때문이다. 원을 그려 기쁨으로 리듬을 타며 찬양하는데 그 자유로움이 사실은 복음을 가진 우리에게 진정 회복되어야 할 기쁨임을 느낀다. 첫 집회 첫 메시지는 홍광의 목사님이다. 불어 통역을 해야 하기에 영어 혹은 스페인어 메신저가 서야 한다. 예수가 그리스도라는 복음이 교회에서 사라져 가고 있음을 강하게 선포하셨다. 목회자분들은 이 교회 담임 감독님과 여러 나라에서 오신 제자분들이 전부고 대부분은 성도분들이다. 예상외로 이 나라 분들이 메시지를 차분하게 받는다. 중남미보다 더욱 그렇다. 중간에 손 올리며 환호하는 것조차 없이, 상당수는 필기를 하며 듣는다. 하지만 한국팀은 조금 많이 피곤해했다. 음향이 너무 크고 울려서 통역이 잘 들리지 않았던 게 첫번째이고, 시차가 한국과 9시간으로 벌어져 짐바브웨 시간과도 3시간의 차이가 난 것이 두번째이다. 비행기를 타고 24시간 이상(경유지에서 12시간) 여행 후 그날 저녁이라 그랬다는 것이 세번째 이유다. 하지만 그 와중에 나의 믿음과 중심을 점검해본다. 정말 끝내려고 왔나? 아닌 것 같다. 아직도 너무 가짜인 것 같다. 여호수아서 7장을 읽고 집회에 갔는데, 우상을 제하지 않고 자기 것을 챙기던 아간의 모습이 내 모습은 아닌가 싶다. 하나님께서 분명 이유가 있으니 읽게 하신 것이 아닌가 나를 점검해 본다. 더욱 은혜를 구하게 된다. 집회 후엔 한국팀만 모여 라면으로 늦은 저녁을 해결했다. 장을 봐온 아보카도를 함께 먹는데 너무 맛있다. 빌리지킹 방 같은 조목사님 방에서 먹었는데 타일 바닥에서 라면죽을 먹는데 기분이 이상하다. 뭔가 우리 사역의 느낌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았다. 하는 일은 가장 복되고 행복하지만 눈에 보이는 상급이 있는 건 아니다. 그래서 앞서 뛰시는 분들을 뵐 때 또 뭔가 짠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임하는 당사자에게는 가장 행복하기에 감사하다. 한편, 집회 장소가 너무 덥고, 또 제자 목사님들만 모여 집회했던 짐바브웨 집회와는 달리 성도분들도 함께 예배드리는 분위기가 되기 때문에 기도가 된다. 서부에서 10여개 국이 참가하는 집회다. 정말 걸맞는 깊은 은혜가 이 곳에도 임하도록 기도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