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5.10 오늘은 가나로 가는 날이다. 여덟시 출발이어서 6시 반쯤 식사를 하기로 했다. 함께 올라오시는 국제팀 목사님들도 피곤하신 모습이다. 하지만 출발 시각을 지키기 위해서는 어쩔 수가 없었다. 우리는 어제 먹은 고등어 김치찌개에 라면을 널어 먹었다. 예사롭지 않게 맛있었다. 좀 많이 감사했다. 짐을 함께 챙기는데 줄지를 않는다. 먹어도 먹어도 식량이 안 줄었다. 그래도 풍족하게 한식을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모든 것을 챙겨서 로비에서 기다리는데 빌린 버스를 터미널에서 픽업해야 했고 터미널 자체에 워낙 늦게 도착을 해서 짐만 로비에 두고 몸은 방에서 쉬기로 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와이파이를 제대로 써봤다. 사진도 올리고 보고도 쓰고 오랜만에 여유있는 시간을 보낸 것 같다. 여덟시에 나가는 줄 알고 밥을 일찍 먹었는데 한시간 반 정도를 더 기다린 끝에 버스를 타게 되었다. 모리타니의 코피 목사님께서는 월요일에 일정이 있으셔서 같이 안 가시고, 다른 분들은 전부 함께 가신다. 토고의 테오도르 목사님과 그 친구 목사님께서도 오후에 오신다고 하셨다. 간단히 인사를 나누고 버스에 올랐다. 약 20인긍 정도의 미니 버스인데 안이 캐리어로 뒷쪽에 벽이 섰다. 뒷쪽에 앉으시는 분들이 자칫하면 목이 부러질 것 같이 위험해서 복도 쪽으로 캐리어를 배치했다. 자리가 모자라서 수경, 성은 언니와 소혜가 두 자리에 함께 앉았다. 나는 어쩌다보니 새봄이랑 같이 앉아서 얘기를 했는데 재림의 언약이 부딪쳐 온 것을 나누어주었다. 그냥 홍 목사님의 사모님이 아니라 개인이 가족과도 떨어져서 과테말라에서 생활하고 있고, 또 다른 나라를 돕기 위해 기도중인데 마음에 담고 이 부부를 위해 더 기도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여권을 걷는데 황열카드도 같이 걷는다. 나는 여권 커버에 꽂아놨는데 아프리카에서 잘 본다고 했는데 그걸 깜빡 잊고 커버를 벗겨서 캐리어에 집어넣어 버렸다. 예전에 커버 안 벗겨서 벗기란 소리를 많이 들어서 생각 없이 그렇게 한 것이다. 그런데 예전 생각이 또 난다. 베네수엘라에서 캐리어를 같이 넣었는데 중간에 픽업 가는 팀이 팀과 나눠지게 돼서 그 짐을 따로 빼야 했던 일이다. 그런데 마침 가장 아래에 쌓아서 근희가 고생고생을 하며 캐리어를 뺐다 넣었다 했던 예전 일이. 그 끔찍한 일을 생각하면서 걱정하고 있는데 점점 기다리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옆에 있던 새봄이를 따라 성경을 읽었다. 여호수아 21장 45절의, 여호와께서 이스라엘 족속에게 말씀하신 선한 말씀이 하나도 남음이 없이 다 응하였더라, 라는 말씀이 부딪쳐 온다. 또 그와 함께, 여호수아 23장 8절 오직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께 가까이 하기를 오늘까지 행한 것 같이 하라.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의 부족함이나 악함, 불신앙과 상관없이 약속하신 모든 것을 이루셨다. 선하고 신실하신 하나님이심을 다시금 깨닫고 내 안에 있는 걱정들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또 정말 주님께서 주신 언약을 붙잡고 더욱 더 주님을 가까이 할 수 있도록 기도가 되었다. 황열 카드를 캐리어에서 찾는 일은 없었고 하나님께서는 내 마음에 또 하나의 말씀을 새겨주셨다. 그런데 국경에서 사진을 찍고 비자를 마무리 하는 데 문제가 생겼다. 우리가 이전에 신청한 비자에는 비행기를 통해 입국한다고 되어 있는데, 육로로 왔기 때문에 보스에게 말해야 한다고 한다. 리차드 목사님께서 나서서 이야기를 하신다. 그러면서 20분 정도를 잡아놓더니 갑자기 버스에 가서 기다리라고 한다. 그 후에 니나(성은언니)를 찾으면서 100불을 달라는 리차드 목사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꼬투리를 하나 잡은 것이다. 역시나 한 나라에 입국하는 것이 쉽지가 않다. 결국에는 150불을 내고 통과가 됐다. 그 이후로 터미널에 가서 통행을 용이하게 해주는 어떤 문서를 받은 후에 2-3시간 정도를 달렸다. 이미 밥 때는 다 지났다. 어디 들어가서 밥을 먹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길에 파는 과일을 먹기로 했다. 조금 가다보니 바로 수박 밭이 나온다. 메론처럼 연두색이라 맛이 없어 보였는데 미지근한데도 엄청 달아서 많이 먹고, 또 여러분들이 자연스럽게 화장실을 해결했다. 나는 도저히 안되겠어서 참기로 했다. ㅎㅎ 그렇게 길을 달리면서 잠도 많이 잤지만, 그냥 너무 신기했다. 이제는 너무나 ‘아프리카’스러운 창 밖 풍경이 신기했다. 컨테이너같은 가건물에 미용실이 있고, 흙바닥과 흙벽으로 지어 페인트로 가게 이름을 쓴 슈퍼도 보인다. 그리고 눈을 마주치는 모든 사람들이 우릴 신기해한다. 웃어주면 하얀 이를 드러내며 함께 웃는다. 서로가 서로를 신기해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뿐 아니라 한국의 신도림역 앞에서 만난 리차드 목사님과 그분의 나라에 왔다고 생각하니 정말 신기했다. 몇달 전에는 한국이라는 나라에 같이 살면서도 서로를 몰랐는데 지금은 가나에 같이 있다. 찬양예배를 시작하면서 이런 일이 있을 줄 상상했던 사람이 있었을까. 개인적으로는 꿈브레 준비로 가나에 계시는 목사님의 비자를 준비했었기에 가나, 아크라라는 수도 이름을 원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 가나에 있고, 아크라에 지금 내가 가는 것이다. 비자 진행하면서는 생각도 못했던 일인데 지금 내 앞에 일어나고 있다. 새봄이와 나누었던 얘기와, 또 방금 주신 말씀과 함께 당대세계복음화라는 언약도 내가 상상 못하는 새에 아주 빨리 내 앞에 일어나는 것은 아닐까 싶다. 수박을 먹고 나서도 약 한시간 반 정도를 더 달려서 다섯시쯤에 숙소에 도착했다. 호텔 이름이 ‘San Hotel’인데 중남미식으로 읽으면 ‘싼 호텔’이 됐다. 새봄 사모님이 무의식적으로 읽고 같이 빵터져서 계속 싼 호텔, 싼 호텔 해가며 웃었다. 시설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새봄 사모님을 제외한 네 자매들이 같이 방을 쓰게 됐는데 방 하나에 더블 침대가 두 개가 꼭 붙어 있는 게 뭔가 정감이 간다. 방을 배정받은 후에는 저녁을 먹게 되었는데 리차드 목사님의 사모님을 비롯한 성도분들께서 음식을 직접 만들어 오셔서 대접해 주셨다. 종류도 염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또 생선까지 다양하고 그 맛 또한 자매들 입맛에 딱 맞았다. 너무 감사했다. 손 씻을 물까지 준비해주시고 우리 나라 찰떡 같은 떡이랑 샐러드도 같이 주셨다. 리차드 목사님도 고향에 오시니 더욱 기분이 좋으신 것 같다. 특히 아프리카 샐러드는 정말 평범하게 맛있는 맛이어서 또 우리 다섯 자매들은 이제는 말하는 것도 입 아프지만 과식을 했다. 내일부터 목회자분들 대상으로 집회를 시작한다. 가나를 살릴 집회를 두고 조목사님께서 메신저를 정하게 되었다고 하셨다. 가나 집회를 놓고 계속 기도하기를 원한다. 정말 마지막 때에 당대세계복음화라는 언약을 붙들고 뒤 돌아보지 않고 달려갈 수 있을 만큼 주의 은혜와 도우심이 크게 임하는 시간 되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