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5.11 토고 첫 집회 시작 날이다. 어젯밤부터 비가 많이 와서 그 소리에 잠을 뒤척였다. 침대가 짐바브웨 못지 않게 꺼진다. 허리를 조심해야겠다. 아침은 어젯밤에 가져다 주신 스콘과 파이, 또 어제 사주신 우유와 주스, 시리얼 등을 먹었다. 특히 스콘과 파이는 리차드 목사님의 누나께서 직접 만들어서 가져다 주셨는데 정말 맛이 좋았다. 아프리카 음식이 단연코 중남미 음식보다 맛있다. 아침에 사사기를 읽는데, 이스라엘 땅에 이방민족을 남겨두신 이유가, 이스라엘을 시험하기 위해서라고 하신다(삿3:2). 나에게 남아있는 복음 아닌 것들 역시 하나님께서 나를 시험하기 위해서, 정말 언약에 순종하는지 시험하기 위해서 드러나게 하시는 것이 아닌가. 아직 남아있는 많은 더러운 것들이 사사기 시대의 이스라엘 수준인가 싶어서 절망스럽기도 하고 그래서 더 갈급하게 주님의 은혜를 구하게 된다. 비가 와서 흙길이 진흙길이 됐다. 이 때문에, 숙소와 교회가 가깝지만 택시를 이용해서 가기로 했다. 약 5분 정도를 달려 도착한 교회에는 조목사님의 얼굴이 있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건물은 건축중인 것처럼 마감되지 않은 그냥 콘크리트 벽이다. 창문은 그냥 자연의 것 그대로 유리창 없이 뻥 뚫려 있다. 비가 와서도 그랬지만, 오픈된 환경 덕분에 시원했다. 첫 강의부터 엔리케 벨무데스 목사님께서 강력히 말씀을 증거해주셨다. 처음에 이사야서 40장 6절-8절 말씀과 베드로전서 1장 23절-25절 말씀을 전해주시면서 오직 영원한 하나님의 말씀이 곧 복음인데 이를 놓쳤다고 강력히 증거하셨다. 땀이 셔츠를 다 적셨다. 그만큼 강력히 증거해주셨다. 원래 알고 있던 말씀이었는데 다시금 새롭게 다가온다. 두 말씀을 이어서 보니 썩지 아니할 씨라는 말이 더 깊이 마음을 친다. 이번 사역 때 짐바브웨 레닌 목사님 12강과 가나 벨무데스 목사님 말씀은 잊지 못할 것 같다. 나 개인에게는 이 말씀을 심어주기 위해서 하나님께서 인도하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것이 일시적이고 지나간다고 할 때 무엇을 바라보고 살아야 하는지 하나님께서 다시금 깊이 말씀을 계시해 주셨다. 이사야 40:6 말하는 자의 소리여 이르되 외치라 대답하되 내가 무엇이라 외치리이이까 하니 이르되 모든 육체는 풀이요 그의 모든 아름다움은 들의 꽃과 같으니 7 풀은 마르고 꽃이 시듦은 여호와의 기운이 그 위에 붊이라 이 백성은 실로 풀이로다 8 풀은 마르고 꽃은 시드나 우리 하나님의 말씀은 영원히 서리라 하라 베드로전서 1:23 너희가 거듭난 것은 썩어질 씨로 된 것이 아니요 썩지 아니할 씨로 된 것이니 살아 있고 항상 있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되었느니라 24 그러므로 모든 육체는 풀과 같고 그 모든 영광은 풀의 꽃과 같으니 풀은 마르고 꽃은 떨어지되 25 오직 주의 말씀은 세세토록 있도다 하였으니 너희에게 전한 복음이 곧 이 말씀이니라 모든 것이 다 지나간다. 그러나 오직 하나님의 말씀만 남는다. 하나님께서 마치 내게 말씀하시는 듯 했다. 계속 말씀을 통해서 말씀하신다. 오직 이 복음만이 남는다. 이 언약만이 남는다. 정신이 드는 말씀이었다. 홍 목사님께서 벨무데스 목사님 통역을 한 후에 뒤이어 곧바로 2강을 해주셨다. 강의가 끝나고 온 셔츠가 다 땀에 젖었을 정도로 강력히 말씀을 증거하셨다. 사람은 하나님과 함께 해야 살아있는 존재이고 홍 목사님의 스페인어 이름처럼, 하나님 없이는 무(無)라는 것이 다시금 부딪친다. 무엇 때문에 일희일비하고 내 것을 세우는가. 아직도 내 안에 복음 아닌 것이 보일 때 뜨끔하다. 어차피 하나님 없이는 아무것도 아닌데. 뒤이어 박 목사님께서 3강을 해주셨고 4강은 점심식사 후에 진행되었다. 점심은 한국 팀 일부는 라면을 먹고 일부는 현지식을 먹었다. 나는 현지식을 먹었는데 볶음밥과 치킨, 생선 튀김, 그리고 중국식 고추기름 비슷한 매운 소스였는데 다 맛있었다. 이렇게 맛있을 수 있는지 놀라면서 다 먹었다. 아프리카는 음악, 음식이 단연 압권인 나라로 기억할 것 같다. 4강을 들으면서는 고린도후서 4장 4절이 부딪쳐온다. 믿고 있고 당세복을 한다고 하는 우리에게도 사탄은 한 가지, 예수가 그리스도라는 영광의 복음의 광채만 비치지 못하게 한다. 응답이면 응답으로, 어려움이면 어려움으로. 사탄이 쉬지 않고 매순간 공격하기에 정말 매순간 더욱 더 주님의 은혜가 필요하다. 실은 집회 시작 전에 리차드 목사님께서 소개를 해주셔서 조목사님께서 인사를 짧게 하셨다. 그 때 모든 나라와 모든 족속으로 들어갈 것이라는 말씀이 있었다. 그 말씀을 들으면서도 정말 실제로 한 나라를 책임지고 실제적으로 도움을 주어야 할 일이 생길 때, 지금 가지고 있는 믿음의 수준으로 가능할까를 질문해보면 정말 갈급해진다. 이제는 뒤로 물러날 수 없다. 그런데 한 나라를 책임지고 실제로 영향을 주는 자로 서려면 지금의 수준으로는 택도 없다는 것이 보이고 그래서 기도가 된다. 이곳에 있는 사람, 또 인도받지 못한 다른 제자분에 대해 생각하면서, 아무리 큰 역사를 일으키고 참여해도 내 믿음이 커지고 깊어지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너무 사실적으로 보고 있다. 리차드 목사님께서는 쉬는 시간을 가지기 전에 앞에 나와서 말씀을 하셨다. 정말 나는 제대로 하고 있었는가 질문하고 묵상해보라고 하신다. 또 아프리카 사람들이 알고 있는 그리스도에 대해 책을 쓰시겠다고 한다(그만큼 모르고 있고 다르게 알고 있다는 얘기). 말씀 하나하나가 다 주옥같다. 집회를 준비하고 치루고 계셔서 바쁘심에도 불구하고 깊게 말씀을 받으시고, 또 다른 분들이 그렇게 받을 수 있도록 인도하시는 모습이, 뭔가 미래의 사역이 기대가 되었다. 존 목사님께서 5강, 6강을 해주셨다. 앉다보니 에코파이 목사님과 존 목사님과 가까이 앉게 되었는데 정말 메시지를 빨아들이신다. 교재에 빼곡하게 필기가 돼 있고 말씀을 들으면서도 충격받은 웃음을 지으시기도 하고 환호하시기도 하시며 깊이 받으신다. 환갑에 가까우신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누구보다 배우려고 하시는 모습들이 눈에 보인다. 이분들을 통해서도 진행될 아프리카 사역이 기대가 된다. 저녁에는 레닌 목사님께서 7강을 해주셨다. 특기이신 신구약을 넘나들며 예수가 그리스도라는 것만을 성경이 증거하고 있음을 밝혀주셨다. 여러 번 환호가 나왔다. 밤이 되니 뻥 뚫린 창으로부터 벌레들이 무지막지하게 날아와서 교회당 안의 전구로 달려든다. 그 양이 심하게 많아서 카메라 녹화에 지장이 있을 정도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력하게 말씀이 증거되었다. 실은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었는데, 목사님께서 유난히 앞부분 30-40분 정도를 소리를 치시면서 메시지를 하셨는데, 그것이 날아드는 벌레들이 입에 들어가서 그랬다고 한다. ㅋㅋ 원래 잘 안 그러시는데 설교 중에 중간에 앞으로 나오시는 걸 보고 벌레 때문이구나 하긴 했는데 소리 지르며 강력하게 말씀하신 것도 벌레 때문이었다니 우리끼리 그 얘길 듣고 엄청 웃었다. 벌레까지도 하나님께서 사용하신 것이다. 목사님께서 외치신 많은 말들 중 한 마디가 내 마음에 남는다. ‘계시! Solo Revelacion! Only Revelation!’ 베드로의 고백을 듣고 예수님께서 하셨던 말씀, ‘이를 네게 알게 한 이는 혈육이 아니요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시니라’(마16:17). 이 말씀이 또 새롭게 부딪친다. 계시, 내가 믿을 수 있는 게 아니고, 내가 또 내 나라 살릴 만큼 깨달을 수 있는 게 아니고, 마지막 날에 주님 볼 만큼, 내가 뒤로 물러나지 않겠다고 다짐해서 그럴 수 있는 게 아니라서, 오직 주님께서 지혜와 계시의 영을 주셔야 한다는 것이 아주 깊숙이 부딪친다. 리차드 목사님께서도 나오셔서 혹여 본인들의 성도 수가 적은 것이 이 계시를 받기 위한 준비였을 수도 있다며 이 계시를 받기 위해 기도하자고 하셨다. 밤이 깊어가고 카메라의 그들의 얼굴을 담는 것이 힘들어지는 만큼 리차드 목사님의 고백 역시 더욱 깊어짐을 보게 되었다. 끝까지 가나 땅을 살리는 자들에게 그만큼의 계시가 임할 수 있도록, 함께 인도받는 우리 모두에게도 당세복을 감당할 수 있는 축복과 은혜를 달라고, 정말 주님의 영광의 빛이 비춰지도록 기도가 된다. 오직 예수는 그리스도! 마라나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