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5.12 오늘은 토요일이다. 하지만 감이 별로 없다. 사역지에 오면 으레 그렇다. 또 오늘은 가나 집회로는 둘째 날이자 마지막 날이다. 주일엔 각 교회로 흩어질 예정이다. 그래서 집회 자체는 오늘 다섯 번의 강의로 12강이 마무리된다. 주말이라서 사람들이 오가는데 시간이 좀 걸려서 집회 시작시간이 조금 딜레이되었다. 다들 묵상하기도 하고 교재를 살펴보면서 준비를 하였다. 사사기를 읽고 있는데 산들이 여호와 앞에서 진동하니 저 시내 산도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 앞에서 진동하였도다(사사기 5장 5절) 구절을 읽는데 정말 나는 그렇게 믿고 있는가 생각해본다. 정말 믿는다면 지금 하고 있는 생각 중 99%는 쓸데 없는 것인데. 감정이 아니고, 일시적인 것이 아니고, 실제로 그렇게 믿고 있는가. 산을 진동시키는 하나님께서 나의 하나님이라고 하시는데. 아침 강의는 8강으로 에코파이 목사님께서 해주셨다. 들을 때마다 놀랍다. 일단 너무 유쾌하시고 특유의 제스처와 들었다 놨다 하는 청중을 압도하는 카리스마가 단연 빛난다. 그런데 농담을 하시면서도 너무 핵심만 찌르신다. 그냥 한 영, 성령을 받았다고 밖엔 표현이 안 된다. 아프리카의 색다른 스타일로 말씀을 증거하시는데 또 새롭게 은혜가 된다. 아프리카 가나에서 같은 아프리카 대륙의 우간다 출신 목사님께서 복음을 전하고 있다. 또 나는 그 검은 얼굴을 바라보며 은혜를 받고있다. 꿈 같이 신기하고 또 바라왔던 일들이 눈 앞에 일어나고 있다. 벙찌는 느낌이다. 개인적으로는 ‘오늘날의 교회는 메시아의 재림을 기다려야 하는데 초림을 기다리는 것 같다. 이미 끝난 문제들을 가지고 싸우고 있다. 이미 이기신 사탄을 이기자고 하고 있다.’ 이런 내용으로 말씀을 전하셨는데 은혜가 되었다. 나는 아직도 너무 내 식대로 그리스도를 너무 작게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ㅠㅠ 회개가 되면서도 감사하고 힘이 난다. 메신저의 믿음이 전달되는 느낌이다. 에코파이 목사님께서 본인의 기도제목이라고 하시면서 말씀해주셨는데 인상 깊다. “이 계시를 놓치고 싶지 않다!” 나도 이 계시가 너무나 사모된다. 계속 그 기도를 하면서 들었다. 워낙 집회 자체가 늦게 시작했고, 또 에코파이 목사님께서 두 시간 이상 열띤 강의를 해주셨기 때문에 벌써 밥 때가 되었다. 일단 먼저 식사를 하고 다음 강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아프리카 현지식을 먹었는데 이번에도 역시 성공이다. 닭고기와 밥, 삶은 팥 같은 것, 그리고 샐러드와 플라타노(바나나 같은데 안 단 바나나) 등을 먹었다. 하지만 한국 목사님들과 함께 식사를 하면서 라면국물을 얻어먹었는데 그게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다. 한국 사람은 한국사람인가보다. 이후에 두시간 정도를 쉬었다. 길게 휴식을 취하면서 자유롭게 시간을 보냈는데 찬양이 배경음악처럼 계속된다. 신이 난다. 아프리카에서는 짐바브웨 때부터, 버스를 타도 찬양이 꺼지지 않고 계속 틀어져있었다. 참 음악을 좋아하는 민족이다. 실은 어젯 밤에도 숙소 옆에서 파티하는 소리처럼 왁자지껄한 소리가 잘 때까지도 들렸는데 들어보니 찬양이었다. 우리 나라였으면 고소감인데, 이 나라에도 금요철야가 있나보다 하고 잤다. 쉬고 있자니 교회 메인홀(현재는 실외)에 천막을 설치한다. 주일 예배 준비라고 한다. 그러고보니 어느 새인가 성도분들과 그 자제들로 보이는 어린이들이 많이 돌아다닌다. 그 안에서 리차드 목사님의 아들들도 만났다. 아프리카 어린이들이 유난히 귀엽다. 2시 반쯤 오후집회를 시작하는데, 리차드 목사님의 모습이 심상치 않으시다. ‘성경에 날 때부터 맹인된 자가 있는데, 그 자가 예수님께 고침 받는 장면이 나온다. 지금 그 고침받은 맹인과 같은 마음이다. 너무 기쁘다.’라고 고백을 하신다. 그러면서 ‘나같은 죄인 살리신’ 찬양의 영어 버전 가사 중 ‘Was blind but now I see’를 외치셨다. 뜨겁게, 또 듣는 사람이 열광할만큼 기쁨으로 고백하셨다. 갈수록 그분에게 임하는 계시가 깊어지고 선명해지는 것이 확연히 보인다. 집회 기간이 짧았지만 일처리 하실 때나 사회보실 때 어디서든 뭔가 하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만큼 딱딱 떨어지시고 그 손동작 하나에 모든 것이 움직이는 그런 느낌이었다. 그런 분이 이 계시를 깊이 받았다니, 얼마나 더 훨훨 날아다니며 복음을 강력히 증거하실지, 앞으로의 사역이 기대가 된다. 그 이후로 찬양이 계속되는데, 심상치가 않다. 처음엔 찬양이었는데, 뒤로 갈수록 거의 뭐 아프리카 부족의 특별한 행사날 느낌이 난다. 아프리카의 흥(?)은 아무도 따라올 수가 없다. 카메라에 담는 것만 해도 큰 에너지가 필요했다. 이렇게 마음껏 즐기고 말씀까지 깊이 계시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기도하게 되었다. 이어서 강의해주실 분은 존 목사님이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강단 앞쪽 출입구에서 20-30분을 기다리고 계셨다. 이렇게 분위기가 달아오르면 뒤이어서 메신저가 메시지를 하기에 너무 힘든 상황이 된다. 뭔가 그 모습이 짠하면서도 기도가 됐다. 그런데 존 목사님께서 들어오시면서 뒤의 찬양팀 코러스 중 한 자매님께 짧게 얘기하신다. 내 생각일수도 있는데, 그 후에 찬양팀이 느린 찬양을 뜨겁게 조금 하는 걸 보니 분위기를 잡을 수 있도록 요청을 하신 듯하다. 목사님의 지혜가 빛났다. 에코파이 목사님에 이어 존 목사님께서도 한시간 반을 강력히 말씀을 전해주셨다. 개인적으로는 로마서 8:32, 자기 아들을 아끼지 아니하시고 우리 모든 사람을 위하여 내주신 이가 어찌 그 아들과 함께 모든 것을 우리에게 주시지 아니하겠느냐, 말씀이 부딪쳐 온다. 아침에 읽은 말씀과 함께, 아직도 너무 내 틀 안에서 하나님을 이해하고 복음을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 보인다. 마치 신발이 발과 함께 자라는 기적을 일상으로 경험하면서도 매순간 다른 상황에 닥치면 똑같이 불신앙하는 이스라엘 백성처럼 이건 이래서 안 될 것 같고, 저건 특수한 상황이니까 좀 다를 것 같고, 이런 식으로 신앙생활하고 있지는 않은가 점검이 되었다. 또 마지막에 예수그리스도께서 우리의 주님이 되신다는 것을 말씀하시며 I surrender all(내게 있는 모든 것을)이란 찬양을 부르셨는데, 영어 가사가 짧지만 너무 와닿는다. 제목부터 ‘전부 항복한다’ 아닌가. 원래 좋아하던 찬양인데 아프리카에서 부르니 또 의미가 있었다. 원래 오늘은 다섯 강의를 해야 하는데 두 강의만에 5시가 돼버렸다. 세 강의를 두어시간 안에 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홍 목사님 강의를 옵션으로 하고 두 중남미 목사님의 강의를 하도록 변경했다. 레닌 목사님께서는 짧은 시간에 강력히 말씀을 전해주셨고 벨무데스 목사님께서는 날카롭게, 정말 이 의미를 알기를 바라시는 뜨거운 마음으로 강의를 해주셨다. 가장 집중해서 들으시는 분은 역시나 존 목사님과 에코파이 목사님이었지만 집회 시간동안 리차드 목사님께서 깊이 계시를 받으시는 게 눈에 보여서 너무 감사했다. 내일은 주일 사역으로 인도받는다. 저녁에 목회자 분들만 모여서 하지 못한 11강 성경의 전도를 풀어내기로 하셨다고 하는데, 끝까지 주님의 은혜와 도우심이 가나 땅 위에 충만하게 임하도록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