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09 새벽예배를 드렸는데, 최목사님께서 욥기서 말씀을 전해주셨다. 강단 말씀으로 들었던 것이 기억난다. 그 당시에는 광명으로 이사 오기 전이었는데 새벽기도를 윤혜 권사님과 다니면서 그 말씀을 듣고 나눔을 했기 때문에 기억이 난다. 하나님께서 욥에게 일어났던 모든 사건을 통해 욥에게 주시려던 것이, 가진 물질이 두 배가 되는 육신적 축복이 아니라, 귀로만 듣던 하나님을 눈으로 보는 응답이었다는 것을, 그게 그에게 가장 큰 축복이었다는 것이 묵직하게 와닿는다. 나에게도, 내가 사랑하는 주위 사람들에게도, 또 이제 만날 수많은 제자들에게도, 정말 성경 그대로의 하나님을 알 수 있도록 은혜를 달라고 기도가 되었다. 오후 비행기여서 공항으로 2시쯤 출발을 했다. 정말 이번에도 역대급으로 많이 마중을 나와주셨다. 쉬는 날이어서 그렇기도 하지만, 쉬는 날인데 공항에 마중을 나오는 데에 그 귀한 시간을 사용하셨다니 마음이 느껴져서 감사했다. 많은 짐 때문에 힘들 수도 있었는데 기계를 통해 체크인을 미리 하고 또 짐 부치는 것들을 많이 도와주셔서 순조롭게 비행기를 타게 되었다. 인천에서 11시간 45분을 비행기를 타고 달라스에 도착했다. 엄청 긴 시간동안 비행기를 탔지만 나는 거의 밥 먹고 자고 다시 일어나니 밥을 줬을 정도로 잠만 잤다. 요새 약간 만성 피로가 있었는데 아주 내내 잠을 자서 좋았다. 잠깐 옆에 함께 탔던 정이례 전도사님과 나눔을 하게 되었다. 언제 신앙생활했냐고 여쭤보셔서 어렸을 때 신앙생활 했던 것부터 말씀을 드렸는데, 참 부끄러운 일이지만, 2015년에 사역 나오고 나서야 비로소, 하나님의 역사를 계속 보게 되고 나서야, 정말 내 인생이 바뀌고 또 하나님과의 깊은 교제가 시작된 것 같다. 복음가득한교회 청년들이 청년의 때에 이렇게 현장을 오고, 또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즐거이 헌신하는 모습이 너무 귀하다고 말해주셨다. 참 감사했고, 나는 별로 그런 사람도 아니었기 때문에 사역에서 이렇게 큰 역사를 보지 않았더라면 여기 있을 수 있었을까 생각해 보면 참 하나님의 은혜라고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 막간에 성경을 읽었는데 히브리서 11장 3절이 새롭게 부딪쳐 온다. [믿음을 통해 우리는 이 세상 모든 것이 하나님의 말씀으로 창조되었다는 것을 이해합니다. 이것은 우리가 보고 있는 것들이 보이지 않는 어떤 것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말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세상이 창조되었다고 했는데, 하나님의 말씀은 하나님 자신이시자, 그 말씀이 육신이 되어 오신 예수님이신데, 그렇다면 이 만물이 예수님이고, 나는 정말 그분 안에 있는 게 맞구나, 신학적으로 맞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내가 그분 안에 있고 자연을 통해 그분을 느끼게 되는 것이 왠지 더욱 이해가 되어서 감사했다. 비행기 안에서 구름이 엄청 깔려 있는 아래를 내려가보면서 읽으니까 더 사실적으로 부딪쳐 왔다. 내리려고 보니 방송으로 retire 어쩌구 얘기를 한다. 그래서 잘 들어 보니까 이 비행기의 기장님께서 오늘 이 비행을 끝으로 은퇴를 하시는 것이었다. 그분께는 인천과 달라스가, 그리고 오늘 내가 잠만 자며 보냈던 이 시간이 잊지 못할 의미있는 시간이 되었을 거라 생각하니 뭔가 마음에 부딪치는 것이 있었다. 종업원들은 그런 기장님의 은퇴를 축하하며 종이컵 두 개 안에 땅콩인지 과자인지 뭔가를 넣어서 붙여가지고 흔든다. 기장님도 조종석에서 나오셔서 마지막 손님들을 배웅하신다. 그 눈가가 뭔가 젖어있는 것 같았다. 엄청 열심히 경주를 하고 마지막을 맞이한 사람의, 회한과 북받치는 감정이, 그 얼굴에서 느껴진다. 하필 우리가 콜롬비아 두란노 대회에 가는 날 이 비행기를 탄 것에는 이유가 있는 것 같다. 달라스에 내려보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가 비행기를 탈 게이트로 가보니 사람들이 갑자기 뛴다. 비로 인해서 게이트가 갑자기 바뀌는 일이 있었던 것 같다. 미국 사람들이 부들부들, 여기가 맞는데 뭐냐면서 웅성웅성하는데 느낌이 쌔하다. 우리 비행기도 확인을 했는데 괜찮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자니 앞 비행기가 탑승도 안 한다. 아니나 다를까 출발 한 시간도 안 남은 시각에 게이트가 바뀌었다. 간만에 또 넓은 공항 안에서 짐을 끌고 운동을 좀 했다. 약 40분 정도가 연착되었다. 5시간 30 여분 걸려 보고타에 도착했다. 정말 이상한 게 한국 시간으로도 대낮인데 계속 잠만 잤다. 정말 잘 잤다. 그러면서 다운 받아놓은 존 파이퍼 목사님의 짧은 클립 몇 개를 봤는데, 신앙생활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라는 1분 내외의 클립이 가슴을 친다. “마13:44 천국은 마치 밭에 감추인 보화와 같으니 사람이 이를 발견한 후 숨겨 두고 기뻐하며 돌아가서 자기의 소유를 다 팔아 그 밭을 사느니라” 이것이 신앙생활이다, 라고 하신다. 정말 나는 모든 소유를 팔고서도 이 보화를 얻기 위해 기뻐하며 달려나가는 자가 맞나? 아니면 아직도 내 인생이 내 것이라 주장하며 그분께 전부 맡겨드리지 못했는가. 대부분을 잤기 때문에 체감상 짧았던 비행을 마치고 보고타 공항에 도착했다. 아무래도 싸늘한 날씨라 중무장을 하고 나갔는데 항상 짐 검사 하는 곳이 문제다. 아니나 다를까 짐을 풀어보라고 한다. 조목사님과 하목사님 캐리어가 걸렸는데, 조목사님 캐리어에서 선물 받으신 그대로 가져오신 듯한 샴푸 선물 세트가 가장 먼저 나왔다. 그 가정에만 샴푸가 필요한 사람이 7명인데, 뭐 많이 받으셨겠지만 그걸 딱 보니깐 뭔가 내가 부끄럽기도 하고 더 뭔갈 준비해 오지 못한 게 죄송하기도 하고 그랬다. 그 이후에는 다른 캐리어 안에서 과자 파티와 라면, 커피 파티가 이어졌다. 공항에서 검사하는 사람들이 자꾸 물어봐서 목사님들께서 라면과 커피 등을 주니 그제서야 잘 가라고 한다. 그 많은 외국의 음식들이 신기했던 것 같다. 음식을 온전히 지킬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공항에는 콜롬비아의 벨무데스 목사님 내외와 에르난도 중직자, 메데진 후안 목사님, 과테말라의 깔리또 중직자와 콜롬비아 팀 몇 분, 또 홍목사님 부부가 나와서 한국 팀을 맞이해주었다. 1시가 넘은 시각까지 기다리셔서 맞이해주셔서 너무 감사했고, 또 너무 오랜만에 보는 얼굴들이라서 많이 반가웠다. 특히 벨무데스 목사님은 눈에 띄게 마르셨는데 건강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고 원하셔서 감량하셨다고 한다. 다행이기도 하고 또 더 멋있어지신 것 같다. 한국팀은 메신저 중심으로 세 팀으로 나눠져 들어가게 된다. 멤버는 아직 정확하지 않지만 지역 자체는 보고타, 요팔, 메데진으로 확정되었다. 메신저 분들도 정해졌는데 보고타는 지금 이곳이고, 요팔은 본 대회가 진행될 곳이라 별 움직임이 없다. 근데 메데진은 보고타에서 8시간, 요팔에서 16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메데진에 배정된 최목사님을 보며 다들 한바탕 웃으신다. 사역은 고생하는 맛에 하는 것 같다. 하나님께서 우릴 연단시키시는 방법 중 하나로 생각하면서 나도 어디가 되든 따르겠다고 생각했다. 숙소에 도착해서 정리를 하고 내일 일정을 들은 후(우선은 12시 체크 아웃이고 그 후에 보고타의 목사님 교회에 가서 점심을 먹고 저녁에 팀별로 흩어지기로 함) 아주 늦은 저녁을 먹었다. 야식이라 해도 모자라다. 안 드시는 분들도 계셨지만 목사님 세 분과 수경언니와 함께 나는 라면과 햇반을 먹었는데 정말 한국에서 잘 안 먹는 라면이 왜 중남미만 오면 이렇게 맛있는지 모르겠다. 내일은 아침엔 일정이 없고 소수만 환전을 하러 간다. 희한하게 내국인보다 외국인이 환전하는 게 더 나아서 몇 명이 가기로 했다. 그나저나 한 지역의 사역을 책임진 과테말라의 깔리또 중직자와 같은 중남미 사역자들이 모여들 것이다. 특히 멕시코에서는 39명이 대회에 참석을 한다. 모두 자비량이다. 이제 속속 도착을 하실 것이다. 기대가 된다.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히 동일하신 주님께 모든 영광을 돌려드린다. 예수는 그리스도! 마라나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