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12 새벽 2시 반쯤 눈을 떴다. 어제 너무 피곤해서 많은 걸 하지 못하고 잠이 들었는데 함께 방을 쓰는 전도사님들이 부지런하신 것 같다. 일찍 일어나서 준비를 해서 함께 일어나게 되었다. 그래서 새벽에 아무도 인터넷을 쓰지 않을 때 사진도 올리고 마무리 짐 정리와 글쓰기도 할 수 있었다. 내 핸드폰이 문제인지 유독 와이파이를 잡지 못한다. 부지런하신 전도사님들 덕분에 제대로 인도를 받았다. 감사하다. 5시 15분 전쯤 로비로 가니 곧 리카르도 목사님께서 오셨다. 리카르도 목사님과 비야비센시오에 함께 가게 된다. 작년 쿠바 두란노 대회 때 뵈었었는데 변함 없으시다. 캐리어를 끌고 5분 정도 가니까 새벽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길가에서 차를 기다리고 있다. 큰 관광버스(여기올 때 탄 버스)가 몇 대 있다. 그것을 타고 3시간 간다고 하셨는데, 실제 집회장소까지 4시간 반 정도 걸렸다. 가면서 계속 잠을 잤지만 비몽사몽간에 또 기도가 되었다. 정말 우리에게 은혜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더 깊어지도록, 정말 이 사역이 어떤 의미인지, 섬기는 자인 우리들에게 정말 은혜를 달라고 기도가 되었다. 터미널에 도착해서 터미널 한 쪽에 짐 맡기는 곳에 짐을 맡겼다. 반나절 정도 사역을 하고 밤에 다시 다른 지역으로 가게 되기 때문에 방송 장비와 배낭 정도만 챙겨서 집회 장소로 택시를 타고 갔다. 가면서 성경을 읽었는데 참 또 내 상황을 아시고 맞는 말씀을 주시는 걸 보며 다시 강단 말씀을 떠올리게 된다. 하나님께서는 정말 살피시고 계신다. 그걸 내가 모를뿐. 개인적으로는 경건에 이르기 위해 성경을 읽는다기 보다는 성경을 읽으며 주께 피신한다는 느낌이 있다ㅎㅎ 집회장소에 도착하니 몇몇 목사님께서 우릴 맞아주셨다. 1층에 무슨 셰프라고 써 있어서 식당인 줄 알았더니 실은 요리학교였고 그 건물 3층에 말씀을 들을 수 있는 장소가 있었고, 그 한 켠에 온라인 방송국과 그 장비들이 있었다. 가자마자 셰프께서 해주시는 스크램블드 에그와 구운 빵을 먹었다. 먹고 있는데 한 켠에서 집회가 시작했다. 먹다보니 녹화를 해야 하는데? 해서 보니까 그렇댄다. 허겁지겁, 하지만 주님을 의지하며 준비를 했는데 조목사님 메시지 앞 부분이 조금 잘리긴 했지만 그래도 주님과 함께 준비할 수 있어 마음이 평안한 게 감사했다. 조목사님께서는 우리가 온 이유와 우리의 사역, 지금 콜롬비아에서 일어나고 있는 두란노 대회에 대해서 말씀하시고, 이어서 무 목사님께서 성경의 복음에 대해 말씀을 증거하셨다. 실은 건물 자체가 요리학교라 같은 공간에 주방이 있어 음식을 하고 있었다. 실제로 마이크에도 기름 튀기는 소리? 같은 게 들어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중도가 좋은 것 같다. 목회자분들 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다들 말씀을 잘 들으신다. 그 중에 아이들도 두 명 있었는데 12살로 사촌지간으로 할머니를 따라왔다고 하는 친구들이었다. 조목사님 말씀으론 이 친구들도 매우 잘 듣고 여느 아이들과 달리 메시지를 들을 때 집중하고 있었다고 한다. 아이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니 어제 후안 펠리페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듣다보니 이 친구가 장난이 아니다. 어제 나와서 얘기를 하는데 우리가 해야할 깊어져야겠단 고백을 해서 놀랐었는데, 저녁에 따로 할머니께는 자신이 선명한 복음을 말하지 못했고, 할 말을 못해서 아쉬웠다고 얘기했다고 한다. 거의 메신저의 자기 체크 수준이다. 그러면서 27강을 더 선명하게 전할 수 있도록 준비중이라고 한다. 이 열살 짜리 친구는 항상 자신의 할아버지(벨무데스 목사님)보다 더 큰 설교자가 될 거라고 얘기하며 다닌다고 하니 콜롬비아의 미래가 참 기대가 된다. 점심까지 그곳에서 대접을 받고 방금 하신 조목사님 메시지를 사역자 메시지로 한국에 보내기 위해 그곳의 인터넷 방송국 와이파이를 알아내서 보냈다. 근데 좀처럼 보내기가 힘들다. 몇 번을 끊겨서 실패하고, 마지막으로 방송국을 운영하는 젊은 친구들에게 맛동산을 줘가면서 랜선까지 끌어다가 썼는데 40kbps의 속도(영상 하나 보내는 데 한 시간 이상)가 나오는 걸 보고 결국엔 포기를 했다. 두어시간 걸려서 보내도 소득이 없다ㅠㅠ 그라나다라는 또 다른 사역지에 저녁에 가는데, 호텔 가서 와이파이가 있다면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아직도 중남미에서는 와이파이를 사용해서 한국처럼 뭔가를 하기는 아주 힘들다. 와이파이와 인내와 연단과의 상관관계를 생각해보면서 훈련으로 받아들였다. 근희가 생각나는 날이다. 이후에 택시를 타고 가면서 무 선교사님과 일본 사역에 대해서 느낀 점을 나누게 되었다. 나도 입이 씰룩씰룩 했는데 먼저 물어오셔서 나누게 되었다. 이번 일본 사역이 짧았는데 나는 정말 많은 것을 느꼈고 다시 한 번 내 불신앙이 무너지고 또 다른 차원의 눈이 열린 것 같다. 무 선교사님도 일본을 위해 기도하고 있으시고, 또 당세복 사역에 네 사역 내 사역이 없기 때문에 기도하셨다고 한다. 실제로 나와서 체험하지 않으면 마음에 담기 쉽지 않은데, 하지만 그것이 맞다는 생각이 나도 너무 든다. 누가 뭘 하고 나는 못하고, 그 말도 맞지만 그 이전에 엄청난 하나님의 사역이기에 어디에 있든지 마음을 담고 함께 인도받는 것을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것이라 생각이 든다. 오후 사역에서 국제팀과 합류하게 되었다. 아까 들은 바로는 마약치료소에서 복음을 전하는 사역이었는데 국제팀 전부와 우리가 함께 그 사역에 참여하는 것이 약간은 시간을 잘 활용하지 못하는 것 처럼 보여서 기도하게 되었다. 어떤 이유 때문일까요 하나님? 질문이 되었다. 실은 우리팀이 벨무데스 목사님과 아놀드 목사님께서 함께 사역을 하고 계시기 때문에 정말 생각할수록 엄청난 팀인데 그냥 보기에 이 지역을 살릴 제자가 없을 것 같고 복음 듣기에도 힘들어보이는 사람들이 모인 곳에 전부 가서 메시지를 하는 것이 유익할까 싶었기 때문이다. 나는 처음 사역에 따라나섰을 때, 코스타리카에서 한 번 마약치료소에 간 적이 있었는데, 이상하리만큼 구조가 똑같아서 놀랐다. 엄밀히는 다른 대륙인데도(중미, 남미), 천장이 약간 뚫린 시멘트 벽에, 중간에는 강당같이 조금 넓은 공간이 있고, 주위로 윗쪽이 뚫린 기숙사(?)들이 있었다. 화장실과 수도시설이 강당 뒷쪽에 있는 것까지 똑같아서 놀랐다. 앞쪽에 그분들이 계시고 우리가 뒷쪽에 앉았는데 천장에 걸어놓은 그들의 옷에서 물이 떨어져서(?) 이를 피해 앉아야 했다. 뭔가 아주 독특한 느낌이었다. 게다가 불을 켜도 어둑어둑한 느낌이다. 아놀드 목사님께서 복음을 전해주셨다. 에르난이라는, 손과 다리가 불편하시고 당뇨와 고혈압이 있는, 또 눈이 안 보이시는, 그럼에도 라디오를 틀어놓고 전도하시던 분의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돌아가시기 전까지도 예수가 그리스도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자신의 걱정을 하거나 슬퍼하지 말라고 그 주님을 만나러 간다고 하셨다는 말씀을 전해주셨다. 복음을 가진 자는 증인이라는 것을, 똑같은, 혹은 비슷한 아픔을 가진 사람들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이것이 그냥 위로가 아니라 정말 답이기에 더욱 부딪쳤다. 그 후에 벨무데스 목사님께서 마무리를 해주셨다. 예수가 그리스도란 사탄에서 벗어나는 것, 예수가 그리스도란 죄에서 벗어나는 것, 예수가 그리스도란 하나님을 만나는 것, 이라고 간단한, 정말 원론적인 이야기를 하셨는데, 신기하게도 이곳의 상황과 함께 너무나도 깊은 답으로 부딪쳐 왔다. 이 마약중독 치료를 원하는 이들에게 사탄, 죄에 대해서는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그렇게 자신들이 시달리고 패배해왔던 수렁에서 벗어나는 길이 예수가 그리스도란 복음이고, 그게 곧 하나님과 만나는 것이라는 말이, 벨무데스 목사님께서 말씀하셔서 그런 건지 아주 깊게 부딪쳐 왔다. 그분께 하나님께서 주신 은혜인 것 같다. 사진을 찍는데 나를 보는 눈들이 약간 날카롭다. 기분탓일 수도 있겠다. 근데 아니나 다를까 끝난 이후에 방송 장비를 챙기는데 다가와서 인사를 하며 계속 말을 걸어왔다. 동양 여자가 신기한가보다. 아침에 사역했던 셰프 학교에서도 많은 아이들과 방송국 친구들이 나에게 와서 유난히 친한 척을 했다. 정말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는 믿음이 있으면 여자라는 사실이 사람들이 다가오기에 편하다는 장점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일본에서도 사실 그런 걸 느꼈는데, 위협적이지 않기 때문에 경계심을 풀고 복음을 전하기 좋은 것 같다. 이후에 바로 그라나다로 향했다. 국제팀과 조목사님, 무 목사님은 택시를 타고 터미널에 가셔서 그라나다 가는 버스를 탄다고 하셨다. 그게 원래 우리 계획인데, 리카르도 목사님께서 차를 가져오셔서, 그라나다까지 몇 명을 태워주시기로 했다. 배려를 해주셔서 글래디스 사모님(벨무데스 목사님 사모님)과 함께 한국팀 여자 세명이 차를 얻어 타게 됐다. 가면서 파인애플 파는 데가 보여서 함께 먹자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자꾸 두분이 돈을 내시려고 한다. 한사코 거부해서 겨우 냈다. 근데 여기도 톨게이트 같은 게 있어서 돈을 내는데, 그것을 자꾸 목사님이나 사모님이 내신다. 또 중간에 과일을 사주시기도 하고, 신경을 써주신다. 마음이 너무 느껴져서 죄송하기도 하고, 감사하다. 감사하게도 차를 태워주셔서 호텔에 버스팀에 비해 일찍 도착했다. 잠시 대기를 하다가 오시자마자 바로 리카르도 목사님 교회로 갔다. 어제 점심 먹을 때부터 저녁 대접을 하고싶으시다고 노래를 불렀기 때문이다. 차를 타고 가면서 낮에 벨무데스 목사님으로부터 들으신 각 지역 소식들을 조목사님께서 말씀해주셨다. 길고 자세하게는 아니었지만, 놀란 표정을 지으시면서 정말 놀라운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고 하셨다. 정말 콜롬비아는 강퍅한 땅이다. 3년동안 그렇게 반응이 없고 반대만 당했다고 했다. 그런데 갑자기 요 몇 개월 동안 하나님께서 문을 여신 것이다. 누군가는 그 3년 동안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 먼저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때라는 것을 보게 된다. 그러면서 조목사님께서는 콜롬비아에 핍박이 심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역을 했기 때문에 그만큼 깊이가 있다고 하셨다. 그 말을 듣고 우리 나라 역시 그럴할 것이라고 예상이 되었다. 일본도 떠올랐다. 그 전에는 일본은 우상이 심각하다, 사람들이 안 믿는다, 생각했었지만 이번에 다녀와서 정말 그 중에서 믿는 사람들은 정말 남은 자라고 생각이 될 만큼 건전한 신앙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다시금 눈에 보이는 응답이 중요한 게 아니라 배후에서 자신의 뜻대로 모든 것을 움직이고 계시는 하나님의 경륜을 보게 되어 가슴이 먹먹해졌다. 이후에 벨무데스 목사님께서 ‘하나님의 생각은 우리 생각이 아니다.’라고 하셨는데 어느 대목에서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너무 맞는 말인 것 같다. 리카르도 목사님 교회로 인도받았다. 어머니 댁 차고를 교회로 개조해서 목회를 하고 계셨는데 목사님 내외 분을 비롯해서 모든 성도분들이 마음으로 우리를 맞아주셨다. 리카르도 목사님 따님은 직접 작곡한 것으로 보이는 찬양을 불러 환영해주셨고, 음식을 만들기 위해 9시에 대략 10명 정도의 성도분들께서 소고기와 유카로 된 저녁을 준비해주셨다. 나중에 집 안으로 들어가 보니 한쪽에서는 계속 소고기를 굽고 계셨다. 정말 복음이 너무 답이 되기에 이를 전해준 사람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너무 넘쳐나는 것을 보게 된다. 목사님께서 인사말씀을 해주셨는데 오늘 오후에 만났던 사람들보다 자신이 더욱 심한 상태였는데 하나님의 은혜로 이렇게 당세복 사역에 참여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고 고백하신다. 짧은 고백이지만 깊이가 있었고 이분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는데 보게 되어 감사했다. 그 분 안에서 섬기시려 하는 모습들이 다 복음에 대한 감사함 때문이구나 생각이 들었다. 또 방금 차 안에서 그런 이야기를 듣고 그분을 보니 더욱 깊이가 느껴졌다. 작년 두란노 대회 때에도 초청받아 오셨었는데 조용하셔서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없었지만 이렇게 이야기를 듣고 보니 정말 너무 귀중한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일은 이 교회보다 더 넓은 곳에 모여서 8:30-17:00 12강 전할 것이라고 한다. 오전에는 온전히 조목사님께서 강의를 하신다. 점심식사 후에 한국팀은 그라나다를 떠나 요팔로 향하게 된다. 국제팀은 남아서 12:30부터 노방전도를 할 것이고 2시간 반 정도를 하게될 것으로 생각이 된다. 국제팀은 주일을 보낸 후에 월요일에 요팔로 가게 된다. 다른 팀들의 보고를 읽는데 정말 지금 이 때에 하나님께서 콜롬비아 땅에 역사하심을 보게된다! 그분 앞에는 한 없이 부족한 우리의 모습을 통해 영광 받으시는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돌려드린다! 예수는 그리스도! 마라나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