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14 어제 저녁에도 숙소비를 반 정도 지불할 때 1,500,000 페소를 내야하는데 목사님께 50,000짜리 지폐 6장을 드려서 공대생(정확히는 공대출신)이 왜 그러냐는 소리를 들었다. 틀려도 너무 틀려서 이건 뭐 헷갈린 것도 아니고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한 장에 250,000이라고 착각을 했는데 그 근거는 없다. 근데 더 심각한 것은 오늘이 주일인지 몰랐다. 일정까지 올려놓고서도 몰랐다. 캘린더를 보고서야 내일 예배가 주일 예배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주님의 은혜가 너무나도 많이 필요한 사람이구나 싶다. 허당소리를 이제는 그만 들어야 하는데. 한편으로는 사역이 너무 정신없이 진행되어서 무슨 요일인지를 모르겠다. 8시 15분, 벨무데스 목사님 댁으로 향했다. 아침을 목사님 댁에서 먹었는데, 모든 것들이 풍부하다. 배가 터질 것 같다. 한국에 와서 대접을 받았을 때 넘치게 받았던 것을 기억하고 그대로 하시는 것 같다. 정말 잘 챙겨주셔서 나날히 잘 먹고 있다. 이후에 그대로 댁에서 예배를 드렸다. 벨무데스 목사님 댁은 독특한 구조로, 반층씩 여덟층(4층 높이)으로 되어 있다. 가장 아래층에 예배당이 있고, 반층 위와, 또 반층 위에(예배당의 한층 위 높이) 예배를 드릴 수 있는 공간이 있다. 3년 전만 해도 어떤 장소를 빌려 예배를 드렸었는데, 그 비용을 아껴 콜롬비아 복음화와 세계복음화를 위해서 쓰기 위해서 벨무데스 목사님 댁에서 예배를 드리게 된다고 했다. 교회와 목사님의 중심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우리 팀은 가장 아랫층, 목사님 얼굴을 실제로 볼 수 있는 곳에 앉았는데, 그곳에는 꿈브레 마라나타 포토존에 있던 참가국 국기들이 있는 현수막과, 2016년 한국에 오셔서 수련회 했을 때 드렸던 수련회 현수막이 자랑스럽게 붙어있었다. 콜롬비아에서 보니까 반갑기도 하고 의미가 있다. 예배 시간이 가까워지니까 속속, 아는 얼굴들이 보인다. 제시카 부모님과 오빠, 쥬디의 동생도 보았다. 쥬디 친구인 자매도 보이고, 3년 전에 콜롬비아에 왔을 때 봤던 분들의 얼굴을 다시 보게 되니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이럴 때 그런 걸 느낀다. 사역은 순간이지만 열매는 평생이란 것을, 분명 별 일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영향력이 너무 크다는 것을. 3년 전 요팔에 들어온 복음이 이 교회와 이 사람들의 인생을 바꿔놓았음을 확인하게 된다. 나중에 사진 찍으러 윗 두 층에도 갔는데, 아래 계신 분들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그 두 층에 계셨다. 실제로 보고 깜짝 놀랄 정도였다. 그곳에서는 스크린과 티비를 통해서 예배드리고 있었다. 신기한 구조이고, 한편 굉장히 효율적인 구조인 것 같다. 메시지는 빌라델비아 교회에 대한 메시지였다. 적은 능력을 가졌지만 하나님의 말씀을 지킨 교회, 많은 문화와 타락 가운데서도 타협하지 않고 주님의 이름을 버리지 않았기에 가난했던, 아무것도 없었던 교회지만 그래도 물러나지 않고 인내의 말씀을 지킨 그 교회에, 들어도 알기 힘든 엄청난 축복을 부으셨다. 바로 콜롬비아 요팔에서 많은 거부와 핍박을 당해가면서도 당세복을 감당하기 위해 발버둥 친 이 교회에 주시는 말씀이었다. 듣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도 참 공감이 되고 은혜가 되었다. 이후에 벨무데스 목사님께서 감사말씀을 전하며 해주신 말씀에도 나왔지만, 면류관을 빼앗기지 않도록 하는 것, 그러니까 믿음을 한 번 드리는 게 아니라, 정말 매순간 이기라고, 매순간 믿음 드리라는 그 말씀이 와닿았다. 누군가 국제팀이 그런 고백을 했었다. 오늘 믿어도 내일은 안 믿을 수도 있다. 매순간 믿음을 드리는 것이다... 정말로 공감한다.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한순간 큰 믿음의 언덕에 올라서고 많은 것을 이루고, 그걸로 끝이 아니라, 매순간 믿음을 드리는 것, 끝까지 타협하지 않는 것, 물론 힘들고 육신적으로 덜 부요하더라도 그와 상관없이 거룩하고 완전하신 주님으로 만족하는 그런 자가 되기를 기도하게 되었다. 예배 장소가 매우 더웠음에도 불구하고 다들 말씀에 집중하는 분위기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게 예배를 마치고 한동안 성도분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특히 제시카의 부모님과 쥬디의 가족분들과 인사를 나누었는데 너무 반갑고 기뻤다. 쥬디 어머님은 눈물까지 흘리셨다. 감사하고 귀하신 분들이다. 이후에는 초원과 하늘이 보이는 자연 속에서 또 고기를 먹었다. 전도사님 두분이 조목사님 따라와서 대접을 잘 받고 호강하고 간다고 기뻐하신다. 정말 배가 꺼질 새가 없는 것 같다. ㅎㅎ 그러고 나서 이곳에 온 이유인 각 지역의 보고를 듣게 되었다. 문 역할 해주신 분이 아예 사라져버린 지역도 있고, 이번 사역을 통해 든든히 선 지역도 있었다. 정말 보고만 듣고도 지금이 콜롬비아의 때고, 콜롬비아 위에 하나님께서 은혜를 주시고 계시다는 것을 보게 된다. 꽤 멀리 떨어진 곳으로 가서 식사를 했기 때문에 돌아올 때도 한참이 걸렸다. 그 시간에 차에 같이 탄 유일한 한국인인 무 목사님과 많은 부분들을 나누었다. 처음에는 영어 공부에 대한 이야기였다가 새봄 사모님과 한국에서 만났던 야기를 했는데 무 목사님이 먼저 찔리셨는지 많은 실제적 얘기를 해주셨다. 요새 갑자기 많은 부부들의 얘기를 듣게 되는 것 같은데 하나도 엄청 좋기만 하단 얘기는 안 한다(ㅋㅋㅋ). 심지어 어제 안드레스 부부(벨 목사님 둘째 따님 부부)는 본인들은 21살, 20살에 결혼했는데 결혼은 늦게 하는 게 좋다고 나보고는 늦게하란다ㅎㅎ 지금도 빠른 건 아니기에 주위에서 남자친구 없냐고 물어들 오시는데 아직은 없다 아직은ㅋㅋ. 아무튼 실제적인 이야기를 많이 들으면서, 아이를 기르는 것처럼, 결혼도, 하나님 앞에서 많은 부분 내가 믿음 드리지 않았던 부분을 발견하고 도전해 가는 성화의 과정 속에 있는 것 같다고 이론으로만 발견하였다(ㅎㅎ). 그러면서 무 목사님께서 내 걱정을 많이 해주셨는데 내 얘기를 들은 후에 갖다 붙이지 말라고 그 순한 목사님에게서 팩트 폭격을 당했지만 실제로 나는 하나님께서 예비해주신, 당세복에 유익한 만남이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게 아니라면 결혼할 이유는 없을 것이라 생각이 든다. 물론 사랑 없이 사명만으로 결혼한다는 건 아니고 그것까지 포함한 모든 것을 다 주님께서 준비하셨단 것을, 그분의 절대주권을 믿는단 것이다(ㅎㅎ). 그러면서 청소년부에 대한 이야기도 나와서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특히 내년 하반기 쯤 중남미 청소년 집회가 있단 소식을 들었고 그것 위해 준비 중이라고 했더니, 무 목사님은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으며, 뭔가를 얻기 위해 오는 것은 비전트립이 될 뿐이기 때문에 정말 당세복을 하기 위해 오는 가운데서 주님께서 주시는 은혜가 더 클 것이라고 하셨다. 좀 뜨끔하긴 했다. 아직은 계시된 청소년은 아주 소수다. 하지만 이런 모양이든 저런 모양이든, 우리가 어떤 이유로 가든지 하나님께서는 그분의 일을 행하실 것을 알기 때문에 기도하며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에 잠깐 본대회 집회 장소를 보고, 호텔로 돌아와 휴식을 취했다. 나는 살 게 있어서 사모님을 따라나섰는데, 포도, 망고, 파파야, 아보카도, 물 1리터짜리 40병을 사시고 미리 사두신 파인애플과 함께 주셨다. 한국팀이 합류하면 같이 먹으라면서. 마음이 느껴지는 장보기였다. 정말 분에 넘치게 대접받고 있다. 다른 팀들이 고생하며 이동할 동안 우리는 호사를 누리는 것 같아서 마음에 죄송함이 있다. 매순간 주님과 동행하길 기도한다. 한번 믿음 드리고 큰 일 하고 무너지는 게 아니라 정말 뒤로 물러서지 않고 타협 않고, 작지만 끝까지 이기며 주님의 말씀을 지키는 자들로 인도받기를 기도한다. 내일부터는 국제팀과 콜롬비아 팀들이 속속들이 요팔로 집결한다. 이제 진짜 본론이 시작된다. 엄청난 은혜가운데 축복가운데 우릴 만들어가시는 주님께 모든 영광을 올려드린다. 예수는 그리스도! 마라나타!